김홍일 방통위원장 자진사퇴 논란
국회의장 "입법부 무시" 강력 비판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탄핵소추안 국회 본회의 보고를 앞두고 자진사퇴해 논란이 일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를 "입법부를 무시하는 행동"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7월2일,국회 탄핵소추를 앞두고 사퇴한 김홍일 방통위원장:사진=권익위홈페이지]
우 의장은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소추 대상자가 국회 표결을 앞두고 사퇴하는 것은 헌법이 입법부의 탄핵소추권을 부여한 뜻과 그에 따른 절차를 무시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고위공직자로서 매우 무책임하고 잘못된 행동"이라며 김 전 위원장의 사퇴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김 전 위원장의 사퇴 배경에는 2인 체제로 운영된 방통위의 문제점이 있다. 작년 12월부터 약 6개월간 5명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를 2명만으로 운영하며 74개 안건을 통과시킨 것이 직권남용이자 방통위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준공영 성격의 보도전문채널 YTN의 공기업 지분을 민간기업에 넘겨 민영화하는 안건을 2인 체제에서 의결한 것이 논란이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근거로 김 전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우 의장은 김 전 위원장의 사퇴를 수용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도 강한 유감을 표했다. 그는 "유사한 사례가 최근에도 있었다는 점에서 그대로 넘길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국회의 탄핵소추권이 제대로 쓰이기 위해 어떤 방안이 필요한지 동료 의원들의 지혜도 모으겠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의 사퇴로 방통위는 다시 이상인 부위원장만 남은 1인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동관 전 위원장이 탄핵소추안 발의 직후 사퇴한 이후 7개월 만에 반복되는 상황이다.
한편,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전 위원장의 사퇴를 "꼼수 사퇴"라며 강하게 비판한 반면, 국민의힘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정상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